학원에서 다 배워왔으니 수업은 의미 없다? 이대로 괜찮을까
요즘 일부 초등학교 학급에서는 ‘학교 수업은 이미 학원에서 다 배운 내용이니, 수업 시간에 굳이 똑같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교사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런 현상이 자주 회자되고 있죠. 특히 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반일수록, 교사가 수업을 하려고 해도 이미 배웠다며 흥미를 잃거나, 심지어 자율 학습을 하도록 허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학원 선행으로 인해 수업이 무력화되는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교실 내 격차, 그리고 개선 방안을 짚어보겠습니다.
1. 수업 무력화, 교실 속 겉도는 아이들
학원에서 이미 배워와서 안 들어도 된다? 일부 학급에서는 상위권 학생들이 수업 중 문제집을 따로 풀거나, 아예 자율활동을 허용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엔 “어차피 아는 내용인데 집중할 필요 있나?”라는 생각으로 시작되지만, 그 분위기가 학급 전체에 퍼지면 교실 안 수업은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됩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려는 학생은 점점 줄고, 수업은 ‘이미 아는 아이들을 위한 시간’이 되어버리죠.
이런 분위기는 학습 의욕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더 나태해져도 괜찮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어요. 반대로 아직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아이는 점점 소외되고, 질문하는 것도 눈치 보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결국 같은 반 안에서도 ‘학원에서 선행학습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사이에 격차가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것이죠.
공교육은 모든 아이를 위한 균형 있는 배움의 장이어야 합니다. 학원을 다니든 안 다니든 상관없이, 교실 수업이 모든 아이에게 의미 있게 다가가야 해요. 지금처럼 ‘이미 배운 아이’ 중심으로 수업 분위기가 기울어지면, 교사는 수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잃고, 아이들도 ‘학교 수업은 그저 형식일 뿐’이라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2. 교사의 수업 운영, 누구를 중심으로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교사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상위권 아이들은 수업 내용을 너무 쉽게 여기고 지루해하고, 그렇다고 수준을 높이면 다른 아이들은 따라오지 못하죠. 한 반 안에 학습 수준이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에서 ‘모든 아이를 만족시키는 수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교사들은 “이미 배운 아이들은 각자 문제집을 풀게 하자”, “심화 학습을 따로 주자”는 식으로 자율권을 주기도 해요. 그러나 이것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학교는 놀러 가는 곳’으로 인식하게 되고, 수업에 대한 집중력은 점점 무너집니다. 나아가 학습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교실 안에서 교육적 긴장감은 사라지게 되죠.
공교육은 아이들을 동등한 위치에서 이끌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교사의 수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을 나누고 확장하는 시간이어야 하죠. 따라서 교사는 ‘이미 배운 아이들’이 아니라 ‘아직 배우는 중인 아이들’을 중심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상위권 아이들에게는 수업 참여 방식의 다양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의 발표에 질문하기, 설명 요약하기, 토론 이끌기 같은 방식이 가능하겠죠.
3. 모두를 위한 수업, 학교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학원 선행으로 인한 학습 격차는 단순히 개인 문제를 넘어서, 공교육의 정체성과 직결된 이슈입니다. 특히 초등학생 시기는 배움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학교 수업은 별로 의미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 장기적으로 아이들의 학습 태도와 가치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학교는 ‘이미 배운 아이’에게는 확장과 사고의 기회를, ‘처음 배우는 아이’에게는 기초와 반복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 학교가 함께 수업의 기준을 다시 고민하고, ‘누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교육청이나 교육기관 차원에서도 교실 내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교재 지원, 다양한 학습 활동 개발, 교사 연수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지원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수업은 단순히 커리큘럼을 소화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공교육의 가치는 ‘누구에게나 열린 배움’이라는 원칙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지금처럼 수업 중 일부 아이들만 다른 활동을 하게 된다면, 그 원칙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 수업의 의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교실 문화를 다시 돌아보고, 모두가 함께 배우는 교실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